씨앗에 붙은 간식? – 개미가 옮기는 식물의 지혜, 엘라이오솜

봄이나 초여름 숲길을 걷다 보면, 땅 위를 분주히 오가는 개미를 종종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작은 개미가 식물의 씨앗을 옮기는 운반자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개미가 운반자 역할을 하게 된 이유는 식물의 엘라이오솜 덕분입니다. 

오늘은 엘라이솜을 잠깐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엘라이오솜(elaiosome)은 식물의 씨앗에 붙어 있는 기름지고 단백질이 풍부한 구조물입니다.
육안으로 보면 씨앗 끝에 하얗거나 누르스름한 작은 덩어리처럼 붙어 있지요.
향이 나거나 영양이 풍부해 개미가 선호함
개미는 엘라이오솜을 먹기 위해 씨앗을 둥지로 운반
엘라이오솜만 먹고 나머지 씨앗은 버려지는데, 그 장소가 발아에 적합한 환경인 경우가 많아요.

 

개미가 씨앗을 옮기는 과정
이 과정은 '개미분산(myrmecochory)'이라고 불리며,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습니다:

식물 입장 : 씨앗이 멀리 퍼져 근친 경쟁 감소 적당한 깊이에 묻혀 건조, 포식자로부터 보호

개미 입장 : 에너지 공급원인 엘라이오솜 확보 개미굴 내부에 먹이 저장 가능

 

엘라이오솜을 가진 식물들

우리 주변에도 엘라이오솜을 가진 식물들이 제법 많습니다.

식물명	특징	분포
제비꽃	씨앗 끝에 흰색 엘라이오솜	숲, 풀밭
현호색	봄철 이른 개화, 개미분산 대표 식물	산지, 들
쥐손이풀	개미가 씨앗을 옮겨 숲 아래에 분산	산과 들
고사리류 일부	간접적으로 개미를 유인함	습지, 그늘지대

 

이처럼 식물과 개미는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공생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단순히 수동적으로 바람이나 새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개미라는 '작은 운송업자'를 고용하는 똑똑한 전략인 셈입니다.

 

 

우리가 발끝으로 지나쳤던 그 작은 씨앗, 누군가는 정성껏 옮기고, 누군가는 새 생명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네요.
자연은 늘 협력하고, 기다리고, 이어가고 있습니다.